[인터뷰] “세습 않겠다는 이재용, 맹탕 사과 보충 위한 공수표”

1.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오늘(6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경영권 승계 의혹, 그리고 노조 와해 사건에 대해서입니다. 이 부회장은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며 ‘무노조 경영’ 포기를 공식화했습니다. 자신의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나 책임 인정은 없었습니다. 현재와 과거를 건너뛰고 미래로 간 겁니다.

2. 이재용 부회장은 10분간 준비해 온 사과문을 읽으며 두 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면서도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습니다.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의식한 걸로 보입니다.

3. 삼성전자의 서초동 사옥 앞에는 25m 높이의 철탑이 있습니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332일째 이곳에서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4. 대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삼성의 승계 작업을 인정한 건 지난해 8월입니다. 대법원이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재판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법원의 권고에서 출발한 오늘(6일) 사과는 결국 등 떠밀려 이뤄진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5.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사기 사건은 이번 달에 소환과 기소 여부가 결정됩니다.

인터뷰 내용

[앵커]

재벌들의 지배구조 개혁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분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박상인 정책위원장이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안녕하세요.]

[앵커]

우선 오늘(6일)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총평부터 짤막하게 들어보겠습니다.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구체성과 진정성이 없는 맹탕 사과였다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 이유는 이제 차근차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조목조목 좀 짚어보면 오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 아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생각” 어떻게 봐야?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구체성과 진정성이 결렬됐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에 의해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계열사들에게 배임과 횡령을 통해서 86억 원을 챙겨서 그 돈을 당시 최고 권력자에게 뇌물을 준 사건입니다. 굉장히 중한 범죄라고 생각할 수 있고요.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식회계 사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재판 중이다, 이런 표현으로 넘어갔어요. 그리고 말씀하시는 도중에 삼성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치 일어난 일처럼 섞어서 말했습니다. 삼성그룹 계열사와 주주들이 사건의 사실 피해자고 이재용이라는 개인이 가해자인 경우입니다. 이것을 섞어서 이야기하는 거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는 말씀이고요. 그런 진정성 있는 사과와 다짐 대신에 앞으로 잘하겠다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고요. 또 아이들에게 세습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아이들에게 세습 문제는 20년 지나야지 나올 문제입니다. 20년 후에 그때 가서 상황이 바뀌어서 지금은 다르다라고 말을 한들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공수표라는 생각이 들고요. 맹탕 사과를 보충하기 위해서 그런 공수표를 날린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 문제가 중요한데, 너무 먼 미래를 지금 얘기한 거다, 이렇게 지금 말씀하시는 건가요?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그렇습니다. 그 미래에 대해서 어떤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강제할 방법이 없는 이야기를 하신 거죠.]

[앵커]

경영권 승계 지금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건 재판과 수사를 의식했다, 이렇게 봐야 될까요?
 

  • ‘경영권 승계’ 의혹…구체적 언급 없었는데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뇌물 사건 그리고 배임, 횡령 사건을 말씀드린 86억 원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됐습니다. 지금은 파기환송심 고법에서 형량을 다투고 있는 사건입니다. 이것을 형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한 맹탕 사과였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경우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언급을 했어야 됐는데 하지 않았다, 그래서 철저하게 재판에 미치는 영향을 가지고서 사과를 한 것이라면 진정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노조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를 했고 앞으로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겠다, 이렇게 공식화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노동 3권 보장” 무노조 경영 포기 발언엔?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그것도 사실 좀 더 구체성이 있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어떻게 하겠다라는 이야기를 계속했어요. 이거는 기본적으로 계속적인 황제 경영 그런 전근대적인 경영관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오히려 의심을 살 수 있었고요. 진정성이 있으려면 무노조 경영 때문에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서 자체조사를 해서 검찰에 고발하겠다. 그래서 다음에 이런 일이 있어서 법을 어기고 회사를 위해서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당신들은 우리가 보호하지 않는다라는 정확한 시그널을 줬어야지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가 어떻게 하겠다, 이런 식의 이야기. 이것은 오히려 황제 경영이 너무나 고착화돼 있고 그런 전근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오히려 자아내게 했습니다.]

[앵커]

오늘 또 언급했던 부분이 전례 없는 위기상황. 그다음에 국격을 언급을 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한 배경은 어떻게 보십니까?
 

  • 사과문에서 ‘전례 없는 위기 상황’ 언급했는데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코로나19 때문에 경제위기 상황이고요. 삼성전자가 비교적 잘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도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마치 본인이 아니면 삼성전자가 어려워질 수 있고 그러면 한국 경제에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암시를 하셨어요. 이건 제가 보기에 대국민 협박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본인이 없으면 나라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내가 감옥에 가면 안 된다는 말을 지금 하려는 것이 밑에 깔린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고요. 그런 태도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고요. 더 중요한 것은 이번에 말씀도 하셨습니다마는 2014년 이후에 6년 동안 사실 이룩하신 게 별로 없어요. 그리고 그동안 1년 정도 구치소에 있을 때, 삼성전자 실적이 더 좋았습니다. 그동안 오랜 기간 동안 삼성전자 전문경영인으로 일했던 분이 정말 의사결정할 수 있는 그런 기업 지배구조를 바꾸는 계기로 이번에 삼겠다. 나는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번 계기를 삼겠다라는 이야기를 해 줬더라면 정말 진정성 있게 받아들였고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야기 없이 계속해서 잘하겠다, 그리고 국격도 말씀하셨는데요. 우리 코로나19 때문에 국격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외부에서 한국에서 가장 비판받는 것 중의 하나가 사법부의 독립성. 재벌이라는 경제 권력으로써의 독립성이 없다는 겁니다. 이른바 재벌들은 아무리 범죄를 저질러도 감옥을 가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져 있어요. 법의 지배가 무너지고 있다. 법의 지배가 무너지지 않도록 저를 엄히 벌해 주십시오라는 게 국격을 살리는 겁니다. 그러지 않고 본인이 감옥에 가지 않거나 처벌을 받는 것을 낮추기 위해서 지금과 같은 이벤트성 사과를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도 없고요. 저는 왜 이런 사과를 굳이했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앵커]

법원이 권고를 주문을 하면서 준법감시위가 만들어졌고 준법감시위가 권고를 내서 시작이 된 사과죠, 이번이?

[박상인/경실련 정책위원장 : 그렇습니다. 그런데 법원에서, 고등법원에서 사실은 형량을 다투는 데 있어서 개인법죄에서 적용이 되지 않은 기업범죄에서 적용되는 사안을 가지고서 지금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이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검에서 재판부 기피신청까지 냈던 것이고요. 대법원의 항고에 가서 대법원이 결정할 타이밍입니다. 저는 그 타이밍 때문에 지금 이런 사과를 하지 않았나라는 의심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경실련의 박상인 정책위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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